국민연금 수령액, 물가가 오르면 왜 자동으로 늘어날까?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연령대별 건당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20대를 기준치 100으로 놓으면 60세 이상은 카페에서 129, 식당에서 136, 배달앱에서 118이었습니다.
배달앱에서도요. 흔히 젊은 세대의 소비처로 여겨지는 곳입니다.
이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오늘은 그 이야기입니다. 먼저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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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건당 결제액에서 60세 이상은 20대의 129 수준입니다. |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의 결제 내역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세대의 카드 결제액은 139조 5천억원이었습니다. 1년 전보다 9.2% 늘었습니다.
인구가 늘어서 총액이 커진 것 아니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1인당 결제액 증가율을 보면 이렇습니다.
| 구분 | 2023년 | 2024년 |
| 60세 이상 | +4.5% | +2.0% |
| 20대 | +0.7% | +0.1% |
인구 효과를 걷어내도 60세 이상의 소비가 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20대는 사실상 제자리입니다.
배경으로 두 가지가 지목됩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 증가와 청년층의 일자리 감소입니다. 실제로 20대 취업자 수는 2022년 381만 8천명에서 2024년 361만 2천명으로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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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류·신발 지출 증가는 전통적 노년 소비와 다른 변화입니다. |
항목별로 보면 변화가 더 뚜렷합니다.
| 항목 | 변화 |
| 음식·숙박 | 2020년 13만원 → 2024년 21만원 (1.6배) |
| 오락·문화 | 같은 기간 2배 이상 |
| 교육 | 연평균 15% 증가 |
| 의류·신발 | 증가 |
교육 항목이 눈에 띕니다. 절대 금액은 작지만 연평균 15%씩 늘고 있습니다. 60세를 넘겨서도 무언가를 배우려는 수요가 실재한다는 뜻입니다.
의류와 신발 지출이 늘어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의 노년 소비 행태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실제로 젊은 세대의 소비처로 여겨지던 화장품 매장에서도 60세 이상 고객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먹고, 놀고, 배우고, 꾸미는 데 쓰고 있습니다. 생존형 지출이 아니라 생활형 지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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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는 평균을 보여줄 뿐 개인의 사정을 말하지 않습니다. |
여기까지가 자료이고, 아래는 제 생각입니다.
기사들은 대개 여기서 "액티브 시니어가 새로운 소비 주력층으로 떠올랐다"고 마무리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맞는 이야기입니다. 시장이 생긴 거니까요.
그런데 그 통계 안에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질문이 다릅니다.
139조는 60세 이상 전체의 합계입니다. 그리고 이 세대는 자산과 소득의 편차가 어느 세대보다 큽니다.
한쪽에는 자산과 연금이 충분해 여행하고 배우는 분들이 있고, 다른 쪽에는 연금만으로 부족해 계속 일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평균은 두 집단을 합쳐서 보여줄 뿐입니다.
참고로 통계청 연금통계 기준 65세 이상 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연금액은 약 65만원입니다. 노후 최소 생활비로 언급되는 124만 3천원의 절반 남짓입니다.
즉 카드를 많이 쓴다는 것과 여유가 있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배경으로 지목된 요인 중 하나가 고령층의 경제활동 증가였습니다. 소득이 있으니 쓰는 것입니다.
이건 좋은 소식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일할 기회가 있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일하지 않으면 그 소비가 유지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통계청 조사에서 고령층의 69.4%가 앞으로도 일하기를 희망했고, 희망 근로 연령은 평균 73.3세였습니다. 이 숫자를 선호로만 읽기는 어렵습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덧붙이자면, 저는 이 소비를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한국 고령층은 오랫동안 쓰지 못하는 세대였습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기대수명이 늘어난 데 비해 노후 대비가 충분하지 않아 고령층이 소비보다 예비적 저축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처럼 연령별 소비 성향이 U자를 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쓸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살지 몰라 못 쓰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지금의 변화는 불안이 조금 줄어든 신호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배우고, 옷을 사고, 카페에 가는 것은 삶의 질에 직접 닿는 지출입니다. 이걸 낭비라고 부를 이유는 없습니다.
평균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각자의 숫자로 내려오겠습니다.
하나, 내 지출이 소득 안에 있는가.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은퇴 후에는 확인이 어려워집니다. 월급처럼 정해진 금액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연금, 근로소득, 자산에서 꺼내 쓰는 금액을 합쳐 매달 얼마인지 한 번 계산해 보세요.
둘, 자산에서 꺼내 쓰는 속도는 얼마인가.
소득으로 충당되지 않는 부분은 모아둔 돈에서 나갑니다. 문제는 그 속도입니다. 매달 100만원씩 헐면 1년에 1,200만원, 10년이면 1억 2천만원입니다.
몇 년치가 남아 있는지 계산해 보시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셋, 고정 지출과 선택 지출이 구분되어 있는가.
줄일 수 없는 지출(주거비, 보험료, 통신비, 의료비)과 줄일 수 있는 지출(외식, 여가, 의류)을 나눠보세요. 소득이 줄어드는 국면이 오면 어디부터 조정할지 미리 알고 있는 편이 낫습니다.
넷, 카드 대금 결제일에 잔고가 남는가.
가장 단순한 지표입니다. 매달 카드 대금을 내고 나서 잔고가 줄어드는 방향이면 신호입니다.
여기서 구체적인 지출 비율이나 금액을 제시하지는 않겠습니다. 적정 수준은 자산 규모, 연금액, 건강 상태, 부양 가족에 따라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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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균이 아니라 본인의 지출 구조를 보는 편이 낫습니다. |
세 가지만 남기겠습니다.
첫째, 60세 이상의 소비가 실제로 늘고 있습니다. 카드 결제액 139조 5천억원, 전년 대비 9.2% 증가입니다. 카페와 식당 건당 결제액은 20대를 웃돕니다.
둘째, 다만 이건 평균입니다. 이 세대는 자산과 소득의 편차가 큽니다. 카드를 많이 쓴다는 것과 여유가 있다는 것은 다른 말입니다.
셋째, 소비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오래 쓰지 못하던 세대가 쓰기 시작한 것은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확인할 것은 그 소비가 지속 가능한 구조 위에 있는가입니다.
기사에서 "액티브 시니어"라는 말을 만나면, 그게 나를 가리키는 말인지 한 번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평균은 나를 설명해 주지 않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세대의 돈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다루겠습니다. 50대와 60대가 국내 주식의 60% 이상을 갖고 있고, 연금을 깨서 주식으로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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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소비나 지출 방식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통계는 조사 기관과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개인의 적정 지출 수준은 자산과 소득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필자는 투자자문업 등록업자가 아니며,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 카드 결제 통계는 금융감독원 제출 카드사 자료 및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분석, 취업자 통계와 연금 통계는 통계청(kostat.go.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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