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령액, 물가가 오르면 왜 자동으로 늘어날까?
법정 은퇴 연령은 60세입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65세부터 나옵니다.
그 사이 5년. 회사에서 나오는 돈은 끊겼고 연금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구간입니다. 흔히 소득 크레바스라고 부릅니다.
한국은행도 2차 베이비부머 은퇴를 다룬 보고서에서 은퇴연령과 연금 수급 연령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954만 명이 순차적으로 이 구간을 통과합니다.
오늘은 그 5년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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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는 60세, 연금은 65세부터입니다. |
먼저 규모를 가늠해 보겠습니다.
한 달 생활비를 200만원으로 잡으면 1년에 2,400만원, 5년이면 1억 2,000만원입니다. 300만원이면 1억 8,000만원입니다.
이게 은퇴 시점에 별도로 준비돼 있어야 하는 금액입니다. 노후 자금 전체가 아니라 5년치만 따로요.
참고로 통계청 연금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연금 수급자가 받는 연금액은 월평균 약 65만원 수준입니다. 노후 최소 생활비로 언급되는 124만 3천원에도 못 미칩니다.
즉 65세가 되어 연금이 나오기 시작해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5년을 버티는 문제와 그 이후를 사는 문제가 따로 있다는 뜻입니다.
빈 5년을 메우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각각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분명합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분이 택합니다.
통계청 조사에서 고령층의 69.4%가 앞으로도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고, 희망하는 근로 연령은 평균 73.3세였습니다. 60세에 완전히 멈추겠다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다만 현실은 기대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이 시리즈 4편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퇴직 직후라면 실업급여를 먼저 확인하세요. 신청 기한 자체에는 제한이 없지만, 이직일 다음 날부터 12개월이 지나면 남은 소정급여일수가 있어도 받을 수 없습니다. 미루면 그만큼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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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찍 받으면 매달 금액이 줄고, 그 감액은 평생 이어집니다. |
가장 많이 검토하시는 방법입니다. 조기노령연금이라고 부릅니다.
정해진 나이보다 일찍 받을 수 있습니다. 대신 매달 받는 금액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이 감액은 일시적인 게 아니라 평생 이어집니다.
여기서 판단이 갈립니다.
무엇이 유리한지는 얼마나 오래 사시느냐에 달려 있는데, 이건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고려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입니다. 국민연금 수령액은 피부양자 소득 요건에 100% 합산됩니다. 연금을 일찍 받기 시작하면 그만큼 합산소득이 일찍 올라갑니다.
조기수령을 검토하신다면 국민연금공단(1355)에서 본인 기준으로 감액 후 금액을 확인하시고, 건강보험 영향까지 함께 계산해 보세요.
퇴직연금은 만 55세부터 수령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보다 10년 빠릅니다.
그래서 5년 공백을 메우는 수단으로 자주 쓰입니다. 다만 알아두실 것이 있습니다.
즉 5년 동안 나눠 받는 방식이 세금 면에서는 유리합니다. 목돈으로 찾아 예금에 넣어두는 것보다요.
다만 퇴직연금을 5년 동안 다 쓰면 65세 이후에는 국민연금만 남습니다. 어디까지 쓸 것인지 선을 정해두셔야 합니다.
집이 있다면 선택지가 하나 더 있습니다. 만 55세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5년 공백을 메우는 수단으로 볼 때 장점이 분명합니다. 집을 팔지 않고 그 집에 살면서 매달 현금이 들어옵니다. 월지급금은 비과세이고 재산세도 25% 감면됩니다.
다만 이 시리즈에서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한 가지만 짚겠습니다. 월지급금은 가입 시점 주택가격으로 평생 고정되고, 부부 중 어린 사람 나이로 계산됩니다. 5년만 쓰고 그만두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할 제도가 아닙니다. 중도해지하면 3년간 재가입이 막힙니다.
가장 단순하지만, 준비가 되어 있어야 가능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 돈이 어디에 있느냐입니다. 부동산에 묶여 있으면 쓸 수 없습니다.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한국 가구 자산의 71.1%가 부동산입니다. 자산은 있는데 쓸 현금이 없는 상황이 흔한 이유입니다.
5년치 생활비만큼은 언제든 꺼낼 수 있는 형태로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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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자산이라도 꺼내는 순서에 따라 남는 금액이 달라집니다. |
여기까지가 선택지이고, 아래는 제 판단입니다.
선택지를 다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게 순서입니다. 같은 자산이라도 어느 것부터 꺼내느냐에 따라 5년 뒤 남는 금액이 달라집니다.
제가 생각하는 원칙은 세 가지입니다.
하나, 되돌릴 수 없는 것을 나중에. 국민연금 조기수령은 한번 시작하면 감액이 평생 갑니다. 주택연금도 중도해지가 어렵습니다. 반면 예금을 쓰거나 일하는 건 언제든 조정할 수 있습니다. 되돌리기 어려운 카드일수록 뒤에 두는 편이 낫습니다.
둘, 세금이 붙지 않는 것부터. 이미 세금을 낸 돈, 비과세 자산, 그리고 소득으로 잡히지 않는 것부터 씁니다. 소득으로 잡히면 건강보험료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셋, 5년 전체를 한 번에 설계하기. 1년씩 그때그때 메우면 나중에 선택지가 없어집니다. 60세가 되기 전에 5년치 표를 한 번 그려보세요. 매년 얼마가 필요하고 어디서 나올지를요.
이 5년의 문제는 은퇴 후가 아니라 은퇴 전에 준비할 때 선택지가 많습니다.
특히 마지막 항목을 권합니다. 표로 그려보면 어느 해가 비는지가 바로 보입니다. 막연히 "어떻게든 되겠지"와는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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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치 계획은 은퇴 전에 세워야 선택지가 남습니다. |
세 가지만 남기겠습니다.
첫째, 60세와 65세 사이 5년은 비어 있습니다. 월 200만원 기준으로 1억 2,000만원입니다. 노후 자금과 별개로 준비해야 하는 금액입니다.
둘째, 선택지마다 대가가 있습니다. 국민연금을 앞당기면 평생 줄고, 퇴직연금을 다 쓰면 이후가 얇아지고, 주택연금은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셋째, 순서가 금액을 바꿉니다. 되돌릴 수 없는 카드를 뒤에 두고, 세금이 붙지 않는 것부터 쓰는 편이 낫습니다.
무엇보다 이 계획은 60세가 되기 전에 세워야 합니다. 은퇴하고 나서 알아보면 이미 선택지가 줄어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세대가 짊어진 또 다른 무게를 다루겠습니다. 부모를 모시고 자녀를 돕느라 정작 본인 노후가 뒤로 밀리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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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금융상품의 가입이나 연금 수령 방식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감액률은 출생연도와 개인 이력에 따라 다르므로 반드시 국민연금공단(1355)에서 본인 기준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세제와 제도는 개정될 수 있습니다. 필자는 세무사·투자자문업 등록업자가 아니며,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 연금 조회는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국민연금 상담은 국민연금공단(1355), 실업급여는 고용보험(ei.go.kr), 주택연금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go.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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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를 오래 들여다본 날에는 귀를 쉬게 해주세요. 직접 만든 곡들을 모아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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