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령액, 물가가 오르면 왜 자동으로 늘어날까?
2차 베이비부머를 부르는 이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마처세대.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라는 뜻입니다. 줄여서 마처라고 부릅니다.
이름이 씁쓸하지만 정확합니다. 위로는 부모님 생활비와 병원비를 대고, 아래로는 자녀 학비와 결혼 자금을 보태고, 그러고 나면 정작 본인 노후는 뒤로 밀립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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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와 자녀와 본인. 셋을 동시에 감당하는 세대입니다. |
왜 이 세대만 유독 이런 처지가 되었을까요.
시기가 겹쳤기 때문입니다.
부모 세대는 공적연금 제도가 자리 잡기 전에 노년을 맞았습니다. 국민연금은 1988년에 시작됐고, 그 전에 은퇴하신 분들은 제도의 혜택을 받기 어려웠습니다. 자연히 자녀가 부양하는 구조가 유지됐습니다.
반대로 자녀 세대는 취업과 주거 문제가 이전보다 어려워졌습니다. 부모를 부양할 여력이 있다 해도, 본인 생활을 꾸리는 것부터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 사이에 낀 것이 지금의 50~60대입니다. 부양하는 관습은 남아 있고, 부양받는 관습은 사라진 시점에 서 있습니다.
여기에 규모까지 큽니다. 1964~1974년생이 954만 명, 전체 인구의 18.6%입니다. 개인의 사정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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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최소 생활비에 못 미칩니다. |
먼저 노후 소득부터 보겠습니다.
통계청 연금통계 기준 65세 이상 연금 수급자가 받는 연금액은 월평균 약 65만원입니다.
그런데 노후 최소 생활비로 흔히 언급되는 금액은 124만 3천원입니다.
| 구분 | 금액 |
| 65세 이상 연금 월평균 수령액 | 약 65만 원 |
| 최소 생활비 | 124만 3천 원 |
| 차이 | 약 59만 원 |
'최소'라는 단어가 붙은 금액에도 절반 정도밖에 닿지 못합니다.
이 숫자가 뜻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연금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부족분을 어디선가 메워야 합니다. 일을 하거나, 모아둔 돈을 헐거나, 자산을 정리하거나.
그런데 마처세대는 여기에 부모 부양과 자녀 지원까지 얹혀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이유가 이렇습니다.
미국은 연령별 소비 성향이 U자를 그립니다. 나이가 들면 다시 소비가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기대수명이 늘어난 데 비해 노후 대비가 충분하지 않아, 고령층이 소비보다 예비적 저축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쓸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살지 몰라 못 쓰는 것입니다. 여기에 부모와 자녀에게 나갈 돈까지 계산에 넣으면 더 움츠러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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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이 서 있어야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습니다. |
여기까지가 자료이고, 아래는 제 생각입니다.
부모 부양, 자녀 지원, 본인 노후. 이 셋 중에서 본인 노후가 가장 먼저 밀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급하지 않아 보입니다. 부모님 병원비는 이번 달에 필요하고, 자녀 등록금은 다음 달이 마감입니다. 내 노후는 10년 뒤, 20년 뒤 일입니다. 급한 것이 늘 이깁니다.
둘째, 요구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부모님과 자녀는 필요를 말합니다. 본인의 노후는 아무도 대신 요구해 주지 않습니다.
셋째, 미루는 것이 티가 나지 않습니다. 연금 납입을 한 해 거른다고 당장 아무 일도 생기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한 해가 쌓여 20년이 된다는 것입니다.
비행기에서 산소마스크가 내려오면 본인부터 착용하라고 안내합니다. 이기적이라서가 아닙니다. 본인이 정신을 잃으면 아이를 도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노후 준비도 구조가 같습니다.
내 노후가 무너지면 그 부담은 결국 자녀에게 갑니다. 지금 자녀를 돕느라 노후를 미루면, 20년 뒤에 자녀가 나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그러면 자녀 세대가 다시 마처세대가 됩니다.
지금 조금 덜 돕는 것과, 나중에 자녀가 나를 부양하는 것 중 어느 쪽이 자녀에게 나은가. 이 질문을 한 번은 해보실 만합니다.
물론 답이 늘 같지는 않습니다. 부모님 상황이 급하거나 자녀에게 결정적인 시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 기준 없이 밀리는 것과, 알고 선택하는 것은 다릅니다.
거창한 해법은 없습니다. 다만 해볼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도와줄 수 있는 만큼"은 상한이 없습니다. 끝이 없다는 뜻입니다.
연 단위로 상한을 정해두세요. 부모 부양에 얼마, 자녀 지원에 얼마. 그리고 그 금액을 넘어가는 요청이 오면 다시 판단합니다. 처음부터 정해두면 그때그때 감정으로 결정하지 않게 됩니다.
자녀에게 목돈이 나갈 때 주는 것인지 빌려주는 것인지를 분명히 하는 편이 낫습니다.
애매하게 넘어가면 나중에 서로 다르게 기억합니다. 형제자매가 여럿이면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금액이 크다면 간단한 문서로 남겨두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큰 금액이라면 증여세 문제도 함께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 부분은 세무사 상담을 권합니다.
부모님이 받을 수 있는데 몰라서 못 받는 지원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걸 확인하는 것만으로 매달 나가는 금액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민센터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문의해 보세요. 부양을 줄이자는 게 아니라, 안 받아도 될 부담을 지고 있지 않은지 확인하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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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과 미리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 있는 준비입니다. |
가장 어렵고 가장 효과가 큽니다.
말하지 않으면 서로 다르게 기대합니다. 자녀는 "부모님이 알아서 하시겠지"라고 생각하고, 부모는 "자식이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가 됩니다.
불편한 대화지만, 나중에 훨씬 불편해지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세 가지만 남기겠습니다.
첫째, 마처세대는 개인의 사정이 아니라 시기의 문제입니다. 부양하는 관습은 남았고 부양받는 관습은 사라진 시점에 서 있습니다.
둘째, 연금만으로는 부족합니다. 65세 이상 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약 65만원, 최소 생활비는 124만원입니다.
셋째, 본인 노후가 무너지면 부담은 자녀에게 갑니다. 지금 덜 돕는 것과 나중에 부양받는 것 중 무엇이 자녀에게 나은지 한 번은 따져보실 만합니다.
무엇보다 금액에 상한을 정하고,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이 두 가지가 돈이 들지 않으면서 실제로 효과가 있는 준비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세대의 또 다른 현실을 다루겠습니다. 열 명 중 일곱이 계속 일하고 싶어 하는데, 실제 일자리는 왜 기대와 다른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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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가족 관계나 재정 결정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연금 통계는 조사 시점에 따라 달라지며, 기초연금·장기요양보험 등 제도의 자격 요건은 개인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반드시 소관 기관에서 확인하시고, 증여 등 세무 사안은 세무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세무사·사회복지사가 아니며,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 연금 통계는 통계청(kostat.go.kr), 기초연금과 장기요양보험은 국민연금공단(1355)·국민건강보험공단(1577-1000), 복지 제도 조회는 복지로(bokjiro.go.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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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무거운 날에는 조용한 소리가 필요합니다. 직접 만든 곡들을 모아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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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내리는 오후의 서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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