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령액, 물가가 오르면 왜 자동으로 늘어날까?
통계청 조사에서 고령층에게 물었습니다. 앞으로도 일하고 싶으십니까.
69.4%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열 명 중 일곱입니다.
그리고 몇 살까지 일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평균 73.3세라고 답했습니다. 법정 은퇴 연령인 60세보다 13년 넘게 더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은퇴 후 얻는 일자리를 보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오늘은 그 간극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
| 고령층의 69.4%가 앞으로도 일하기를 희망했습니다. |
먼저 왜 계속 일하고 싶어 하는지부터 보겠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통계청 연금통계 기준 65세 이상 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연금액은 약 65만원입니다. 노후 최소 생활비로 언급되는 124만 3천원의 절반 남짓입니다.
여기에 법정 은퇴 연령 60세와 국민연금 수급 연령 65세 사이에는 5년의 공백이 있습니다. 그 기간을 메우려면 일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2차 베이비부머는 이전 세대와 다릅니다.
60세에 은퇴하고 73세까지 일하고 싶다는 답은, 아직 쓸 수 있는 능력이 남아 있다는 판단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규모가 더해집니다. 1964~1974년생이 954만 명입니다. 이만한 인원이 비슷한 시기에 두 번째 일자리를 찾습니다.
![]() |
| 희망하는 일자리와 실제 채용되는 일자리가 다릅니다. |
여기서 간극이 나타납니다.
은퇴 후 얻는 두 번째 일자리는 단순 노무직에 몰려 있습니다. 경비, 청소, 배송, 시설 관리 같은 일들입니다.
먼저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이 일들이 못한 일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사회가 돌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그 일을 하시는 분들을 낮춰 볼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문제는 간극입니다. 30년 동안 쌓은 전문성과 무관한 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서 소득이 크게 줄어듭니다. 개인에게는 상실감이고, 사회 전체로 보면 축적된 경험이 활용되지 못하는 손실입니다.
몇 가지가 겹칩니다.
하나, 정년과 계속고용 제도가 아직 정비 중입니다. 60세에 주된 일자리에서 나오는 구조가 굳어져 있습니다. 계속고용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제도가 자리 잡지 못했습니다.
둘, 경력을 이어받을 통로가 좁습니다. 같은 업종에서 경력을 살려 옮기려 해도 그런 자리가 많지 않습니다. 특히 관리직이나 사무직 경력은 이전이 어렵습니다.
셋, 채용하는 쪽의 부담이 있습니다. 임금 체계, 조직 내 위계, 건강 관련 우려 등이 작용합니다.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넷, 준비가 퇴직 후에 시작됩니다. 이게 개인 차원에서 손댈 수 있는 유일한 부분입니다. 대부분 퇴직하고 나서야 무엇을 할지 고민을 시작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고령층의 노동시장 잔류가 청년 취업을 막는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만 이건 일자리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전제에 기댄 이야기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갈립니다. 세대 간 경쟁으로 볼 문제인지, 일자리 자체를 늘려야 할 문제인지는 다른 차원의 논의입니다.
![]() |
| 퇴직 후에 시작하면 준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
여기까지가 현실이고, 아래는 제 생각입니다.
구조는 개인이 바꿀 수 없습니다. 다만 시점은 바꿀 수 있습니다. 퇴직 후에 시작하면 늦고, 재직 중에 시작하면 선택지가 있습니다.
30년 일한 내용이 머릿속에만 있으면 옮길 수 없습니다.
이걸 재직 중에 정리해 두세요. 퇴직하고 나면 자료 접근이 어려워지고 기억도 흐려집니다.
회사 안에서만 쓸모 있는 능력과, 밖에서도 통하는 능력은 다릅니다.
"내 이력서에서 회사 이름을 지우면 무엇이 남는가." 이 질문을 재직 중에 한 번 해보시길 권합니다.
두 번째 일자리는 대개 소득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지출 구조가 그대로면 충격이 큽니다.
퇴직 2~3년 전부터 소득의 일부를 없는 셈 치고 생활해 보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실제로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고, 그만큼 저축도 늘어납니다.
국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고령자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여기서 특정 기관이나 자격증을 권하지는 않겠습니다. 분야마다 유효한 준비가 다르고, 유행하는 자격증이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창구가 있다는 것은 알아두실 만합니다.
이 부분은 조심스럽게 말씀드립니다.
"눈높이를 낮추라"는 조언을 자주 듣습니다. 저는 이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30년 쌓은 경력을 스스로 깎아내릴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조정은 필요합니다. 이전과 같은 직위, 같은 소득, 같은 업종을 그대로 이어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걸 알고 시작하는 것과 모르고 부딪히는 것은 다릅니다.
무엇을 지킬 것인지 미리 정해두시면 좋습니다. 소득인지, 시간의 자유인지, 하던 일과의 연속성인지, 사람들과의 관계인지. 셋 다 지키기는 어렵지만 하나는 지킬 수 있습니다.
일자리를 이야기할 때 잘 다뤄지지 않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일은 돈만 주는 게 아닙니다.
매일 갈 곳이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감각,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 은퇴 후에 갑자기 사라지는 것들입니다.
두 번째 일자리를 찾는 이유가 오로지 돈이라면 소득이 적은 일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일이 주는 다른 것들까지 계산에 넣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굳이 소득이 되는 일이 아니어도 됩니다. 자원봉사나 지역 활동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중요한 건 계속 무언가를 하는 것이지, 그것이 반드시 임금노동일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 |
| 60세는 끝이 아니라 두 번째 구간의 시작입니다. |
네 편에 걸쳐 2차 베이비부머 이야기를 했습니다.
1편 — 954만 명이 11년에 걸쳐 은퇴 연령에 들어섭니다. 인구의 18.6%입니다.
2편 — 은퇴는 60세, 연금은 65세. 그 5년의 공백을 무엇으로 메울지가 핵심입니다.
3편 — 부모를 모시고 자녀를 돕느라 본인 노후가 뒤로 밀립니다. 그 부담은 결국 자녀에게 돌아갑니다.
4편 — 열 명 중 일곱이 계속 일하고 싶어 하지만, 실제 일자리는 기대와 다릅니다.
네 편을 관통하는 이야기는 하나입니다. 954만 명이 같은 시기에 같은 문제를 만납니다. 그 안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조금 다른 시간표를 갖는 것입니다. 남들보다 먼저 확인하고, 먼저 정리하고, 먼저 준비하는 것.
60세는 끝이 아니라 두 번째 구간의 시작입니다. 다만 그 구간은 첫 번째와 규칙이 다릅니다. 같은 방식으로 달리면 힘이 부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직업 훈련이나 자격증 취득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고용 통계는 조사 시점에 따라 달라지며, 지원 제도의 자격 요건은 개인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반드시 고용노동부 또는 거주지 지자체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직업상담사나 노무사가 아니며,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 고령층 고용 통계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채용 정보와 직업훈련은 고용노동부 워크넷(work.go.kr), 중장년 재취업 지원은 중장년내일센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두번째일자리 #재취업 #고령층고용 #계속고용 #베이비부머
🎵 긴 이야기를 마친 날에는 조용한 소리가 필요합니다. 직접 만든 곡들을 모아뒀습니다.
| 🎼🎶🎹🎻비 오는 창가를 바라보며 마음의 쉼표를 찍어보세요 |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