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령액, 물가가 오르면 왜 자동으로 늘어날까?
지금까지 세 편에 걸쳐 거리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가족과 걸어서 5분 거리에 사는 방법,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는 방법, 그리고 모두에게서 멀리 떠나는 방법.
세 가지 모두 전제가 있었습니다. 가족이거나, 아니면 혼자거나.
그런데 네 번째 선택지가 있습니다.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가까이 사는 것. 코하우징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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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공간과 공동 공간을 함께 쓰는 구조입니다. |
1968년 덴마크에서 시작된 협동주거 형태입니다.
구조는 이렇습니다. 다수의 가구가 각자 독립된 집을 갖되, 공용 공간을 함께 쓰면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방식입니다. 입주자는 개인 공간과 공동 공간을 모두 활용합니다.
핵심은 '따로 또 같이'입니다.
기존 아파트와 다른 점은 공용 공간이 실제로 쓰이도록 설계된다는 것입니다. 아파트에도 커뮤니티 시설은 있지만 대부분 비어 있습니다. 코하우징은 처음부터 함께 쓸 것을 전제로 배치와 규모를 정합니다.
국내에서도 코하우징 방식으로 조성된 마을들이 있습니다. 2012년에 입주를 마친 사례가 있고, 코하우징 전문 사회적기업이 조성한 곳도 있습니다.
성공적인 사례로 언급되는 곳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꾸준한 동아리 활동, 마을 축제, 마을협동조합, 입주민 교육 프로그램 같은 것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건물을 지어놓는다고 공동체가 생기는 게 아니라, 계속 운영해야 유지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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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 식사와 모임이 이뤄지는 공용 공간이 코하우징의 중심입니다. |
핵심은 공용 공간입니다. 여기가 코하우징의 정체성입니다.
흔히 두는 공용 공간
마지막 항목이 흥미롭습니다. 집집마다 손님방을 두면 1년에 며칠밖에 안 씁니다. 공용으로 하나 두면 각자의 집을 작게 지을 수 있습니다. 코하우징의 논리가 여기 압축돼 있습니다.
함께 쓰면 각자는 작게 살아도 됩니다.
이 구조가 4060에게 잘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나, 관리 부담이 나뉩니다. 3편에서 전원생활의 관리 노동 이야기를 했는데, 코하우징은 마당과 시설을 함께 관리합니다. 혼자 감당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둘, 고립되지 않습니다. 혼자 사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것 자체가 위험 요인입니다. 매일 얼굴 보는 사람이 있다는 건 큰 안전장치입니다.
셋, 도움을 주고받기 쉽습니다. 며칠 집을 비울 때, 몸이 아플 때, 무거운 걸 옮겨야 할 때. 가족이 아니어도 가까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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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체 주거의 성패는 대개 의사결정 구조에서 갈립니다. |
여기까지가 구조이고, 아래는 현실입니다.
코하우징 소개 글은 대개 여기서 끝납니다. 좋아 보이니까요. 그런데 국내에서 시도된 사례 중 어려움을 겪은 곳도 있습니다. 이유를 짚어보겠습니다.
가장 큰 문제입니다.
공용 공간이 있다는 건 공동으로 결정할 일이 계속 생긴다는 뜻입니다.
만장일치로 하면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고, 다수결로 하면 소수가 불만을 갖습니다. 회사도 아니고 가족도 아닌 관계에서 이걸 조율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성공한 사례들이 입주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들어오기 전에 의사결정 방식에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적극적인 사람과 소극적인 사람이 갈립니다. 공용 공간 청소, 행사 준비, 회의 참석. 늘 하는 사람이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다들 열심입니다. 2~3년 지나면 달라집니다. 그리고 많이 하는 사람이 지칩니다. 공동체가 흔들리는 건 대개 이 지점입니다.
가장 실무적으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일반 아파트는 팔고 나가면 됩니다. 그런데 코하우징은 다릅니다.
들어가는 것보다 나오는 것이 어렵습니다. 이건 코하우징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공동체 주거의 공통 과제입니다.
아파트에서는 옆집과 사이가 나빠도 마주치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코하우징은 매일 봅니다.
한 번 갈등이 생기면 일상 전체에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앞서 본 대로 나가기도 어렵습니다.
여기까지가 어려움이고, 아래는 제 생각입니다.
코하우징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잘 되는 곳은 정말 잘 됩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말로 정한 규칙은 반드시 서로 다르게 기억됩니다.
특히 마지막이 중요합니다. 들어가기 전에 나가는 조건을 확인하세요. 이걸 물어보면 분위기가 어색해질 수 있지만, 물어보지 않고 들어가는 게 훨씬 위험합니다.
새로 만드는 곳과 이미 몇 년 운영된 곳은 다릅니다.
5년 이상 유지된 곳이라면 앞서 말한 문제들을 한 번씩 겪고 넘어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초기 단계보다 안정적입니다.
3편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 계절 정도 임대나 게스트로 지내보세요.
특히 코하우징은 사람이 전부입니다.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이 안 맞으면 힘듭니다. 그리고 그건 한 번 방문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
공동 소유, 협동조합, 임대 등 형태에 따라 법적 성격과 세무 처리가 완전히 다릅니다.
큰 금액이 걸린 결정이므로 계약 전에 법률·세무 전문가의 확인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상담 비용이 나중에 겪을 일에 비하면 훨씬 저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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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가까이 살 것인가에 정답은 없습니다. |
네 편에 걸쳐 거리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1편 — 가족과 같은 단지에 사는 것. 걸어서 5분 거리를 설계로 만드는 방법.
2편 — 가족과 한집을 나눠 사는 것. 현관·부엌·욕실을 어디까지 나눌 것인가.
3편 — 모두에게서 멀리 떠나는 것. 그리고 왜 몇 년 안에 돌아오는가.
4편 —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가까이 사는 것. 좋아 보이지만 어려운 이유.
네 편을 관통하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얼마나 가까이 살 것인가.
여기에 정답은 없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사람도 시기마다 다릅니다. 50대에 맞는 거리와 70대에 맞는 거리가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거리를 두는 것이 관계를 나쁘게 만드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관계가 오래갑니다.
그리고 어떤 선택이든, 되돌릴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편이 낫습니다. 살아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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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주거 형태나 공동체의 참여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코하우징의 소유·운영 구조는 사례마다 다르며, 계약 형태에 따라 법적 권리와 세무 처리가 크게 달라집니다. 계약 전에 반드시 법률·세무 전문가의 확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변호사·세무사·부동산 중개업자가 아니며,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 협동조합형 주택 관련 제도는 국토교통부, 사회적경제 조직 정보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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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 거리에 대해 오래 생각한 날에는 조용한 소리가 필요합니다. 직접 만든 곡들을 모아뒀습다.
| 🎼🎹🎻🎷🎸빗방울이 창가를 두드리는 소리, 그 아래 흐르는 당신만의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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