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령액, 물가가 오르면 왜 자동으로 늘어날까?
1964년부터 1974년 사이에 태어나셨다면, 오늘 이야기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이 11년 동안 태어난 사람이 954만 명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8.6%**입니다. 다섯 명 중 한 명꼴입니다.
그리고 이분들이 2024년부터 순차적으로 법정 은퇴 연령인 60세에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2034년까지 이어집니다. 매년 100만 명 가까이가 은퇴 연령에 도달한다는 뜻입니다.
이 숫자가 국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이 숫자가 내 자산에 어떤 의미인지를 짚어보려 합니다.
먼저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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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부터 2034년까지 954만 명이 순차적으로 은퇴 연령에 들어섭니다. |
| 구분 | 출생 연도 | 인구 | 비중 |
| 1차 베이비부머 | 1955~1963년 | 705만 명 | 13.7% |
| 2차 베이비부머 | 1964~1974년 | 954만 명 | 18.6% |
출처: 통계청 인구 통계
두 세대를 합치면 1,659만 명입니다.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가깝습니다.
이 규모가 왜 특별한가 하면, 단일 세대 중 가장 큰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구조에서 이만한 덩어리가 한꺼번에 같은 인생 단계를 통과하는 일은 앞으로 다시 없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들어섰습니다. 2024년 12월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가 1,024만 명으로 전체의 20%를 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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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베이비부머는 1차보다 250만 명 가까이 많습니다. |
이미 한 번 겪었습니다.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 연령 진입은 2023년에 완료됐습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1차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가 2015~2023년 기간 중 연간 경제성장률을 0.33%포인트 낮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2차는 규모가 더 큽니다. 705만에서 954만으로 250만 명가량 많습니다.
한국은행은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2024~2034년 연간 성장률이 최대 0.3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KDI의 선행 연구가 2031~2040년 연간 성장률을 1.3%로 전망한 것을 감안하면, 0.38%포인트는 작은 숫자가 아닙니다.
2차 베이비부머는 이전 세대와 여러 면에서 다릅니다.
즉 60세에 은퇴한다고 해서 그날로 경제활동이 끝나는 게 아닙니다. 이 부분이 1차 세대와 다르고, 성장률 하락 추정치가 그대로 현실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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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54만 명이 비슷한 시기에 같은 선택을 하면 가격이 움직입니다. |
여기까지가 발표된 자료이고, 아래는 제 해석입니다.
성장률 0.38%포인트라는 숫자는 개인에게 잘 와닿지 않습니다. 그런데 954만 명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행동을 한다는 사실은 자산 시장에 직접 닿습니다.
은퇴하면 대개 자산을 정리합니다. 큰 집을 줄이거나, 지방으로 옮기거나, 보유 주식을 현금화합니다.
한 사람이 하면 개인의 결정이지만, 954만 명이 10년에 걸쳐 하면 수급입니다. 파는 사람이 많고 사는 사람이 적으면 가격은 눌립니다.
특히 대형 평형이나 노후 단지처럼 젊은 세대의 수요가 얇은 자산은 영향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녀 세대가 원하는 입지는 덜 영향받을 것입니다.
이건 확정된 미래가 아니라 방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만 "내가 팔고 싶을 때 살 사람이 있는가"라는 질문은 지금부터 해두실 만합니다.
한국은행은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소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이유가 흥미롭습니다. 미국은 연령별 소비 성향이 U자를 그립니다. 나이가 들면 다시 소비가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기대수명이 늘어난 데 비해 노후 대비가 충분하지 않아, 고령층이 소비보다 예비적 저축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쓸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살지 몰라 못 쓰는 것입니다.
이게 개인에게 주는 시사점은 이렇습니다. 은퇴 후 소비가 줄어들 것을 전제로 자산 계획을 세우셨다면, 그 전제는 대체로 맞습니다. 다만 원해서 줄이는 게 아니라 불안해서 줄이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현금 흐름의 하한선을 미리 정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954만 명이 연금 수급 연령에 들어서면 연금 재정에 압력이 옵니다. 계속고용이나 정년 연장, 연금 개혁 논의가 계속 나오는 배경입니다.
한국은행 보고서도 은퇴연령(60세)과 연금 수급 연령(65세)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 세운 계획이 10년 뒤에도 그대로 유효할 거라 가정하지 마세요. 몇 년에 한 번은 다시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거대한 인구 구조를 개인이 바꿀 수는 없습니다. 다만 남들과 다른 시간표를 갖는 것은 가능합니다.
하나, 팔아야 할 때가 아니라 팔 수 있을 때 정리하기. 954만 명이 동시에 매물을 내놓는 시기에 팔면 값을 제대로 못 받습니다. 자산을 정리할 계획이 있다면 그 시기를 남들보다 앞당기거나 늦추는 편이 낫습니다.
둘, 현금 흐름을 자산 규모보다 먼저 보기. "자산이 얼마인가"보다 "매달 얼마가 들어오는가"가 은퇴 후에는 더 중요합니다. 자산이 많아도 팔리지 않으면 쓸 수 없습니다.
셋, 은퇴 시점을 하나로 정하지 않기. 60세에 완전히 멈추는 것과, 소득을 줄이면서 몇 년 더 일하는 것은 자산 계획이 완전히 다릅니다. 고령층의 69.4%가 계속 일하기를 희망한다는 조사 결과는 개인의 선호이기도 하지만, 필요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구체적인 자산 비중이나 상품을 제시하지는 않겠습니다. 적정한 답은 나이, 자산 구성, 가족 상황, 건강에 따라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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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시기에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대응입니다. |
세 가지만 남기겠습니다.
첫째, 954만 명이 11년에 걸쳐 은퇴 연령에 들어섭니다. 1964~1974년생, 인구의 18.6%입니다. 매년 100만 명 가까운 규모입니다.
둘째, 이 세대는 이전과 다릅니다. 학력과 건강 수준이 높고, 69.4%가 계속 일하기를 희망합니다. 60세가 곧 경제활동의 끝은 아닙니다.
셋째,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시간표를 다르게 갖는 것입니다. 954만 명이 같은 시기에 같은 선택을 할 때, 그 흐름 안에 있으면 조건이 나빠집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세대가 마주하는 가장 구체적인 문제를 다루겠습니다. 은퇴는 60세인데 연금은 65세부터 나옵니다. 그 5년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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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성장률 영향은 한국은행의 추정치이며 실제 결과와 다를 수 있습니다. 인구 통계와 제도는 변경될 수 있으므로 최신 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투자자문업 등록업자가 아니며,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 인구 통계는 통계청(kostat.go.kr), 경제적 영향 분석은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제2024-17호, 고령층 근로 희망 조사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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